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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가까이

*미술 관련 책을 읽어오면서겉은 번지르르-하지면 속은 텅-비어있는 미술 책을 여럿 만났다어느정도 걸러내는 눈을 길렀다고 생각했는데아름다운 표지에 내가 또..*기대했던 깊이 근처에도 가지 않는다입문서로 생각하면 괜찮은 책인데내가 잘못 골라가지고 이런 평을 남기게 되어 미안한 마음이 조금 든다..*저자의 문체가 너무 거슬려서 읽으면서 짜증이 좀 났다뭐뭐가 아닐까 뭐뭐 일까 등의 문장이 반복적으로 나오는데개인적인 일기라면 모르겠지만 배꼽에서 눈물까지, 디테일로 본 서양미술이라는 소제목으로 만들어진 책이라면그렇게 확신없는 스타일의 글을 써서는 안된다고 생각한다대체 뭐라는거야 그렇다는거야 아니라는거야 왜 추측을 하고 있는거야음...답답했다

신은 디테일에 깃든다 우리를 매혹하는 어떤 디테일에 대하여 아무도 꽃을 제대로 보지 않는다. 꽃은 너무 작고 우리는 시간이 없다. 그리고 친구를 사귀는 데 시간이 드는 것처럼 보는 데에도 시간이 필요하다. _조지아 오키프서양미술에는 인간의 몸을 탐구하는 작품이 많다. 근육질의 로마 조각상이나 풍만한 미(美)로 대표되는 비너스상부터 푸른색 물감을 모델의 몸에 묻혀 캔버스 위에 표현한 이브 클랭의 ‘인체 측정’ 시리즈와 트라팔가 광장에 위치한 마크 퀸의 「임신한 앨리스 래퍼」에 이르기까지 언뜻 떠오르는 작품만 해도 부지기수다. 이처럼 오랜 시간 예술가들은 인체를 표현하기 위해 조각을 하거나 그림을 그려 왔다. 몸은 가장 원시적인 예술 매체이면서 한편으로는 가장 사적이고 치명적인 존재로서, 그 자체로 우리를 미술작품 앞으로 부르기에 충분한 매력을 지닌다. 그리고 우리의 시선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몸에 사로잡혀버리고 만다. 그림을 좀 더 주의 깊게 보려는 관심에서 시작된 이 책은, 그림의 디테일, 그중에서도 그림 속에 묘사된 ‘몸’과 ‘몸짓’을 통해 서양미술의 세계를 깊게 파고든다.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가 가만히 들여다봄으로써, 아무것도 아닌 어떤 것에 지나지 않을지도 모르는 것들을, 결코 드러나지 않았을 무엇을, 마음을 이끄는 전체의 작은 부분에 대해 면밀히 살핀다. 이처럼 뜻하지 않게 보게 되었거나 찬찬히 훑어보다가 감상자에 의해 발견되는 디테일은 영화 속 덜 중요한 장면이 머릿속에 맴돌거나 무심코 넘긴 책의 어떤 문장이 마음을 건드리듯이 그림의 전체적인 인상을 압도하기도 한다.

책을 내며 덜 중요한 부분에 사로잡히다

Ⅰ. 몸
1. 손손으로 쓰는 메시지
2. 눈나를 바라보는 너
3. 코자존심과 욕망 사이
4. 입술입술로 그리는 표정
5. 머리카락자꾸만 만지고 싶은 그것
6. 유방여자의 권력 혹은 자비
7. 팔부재하는 것의 힘
8. 배와 배꼽인체의 중심에서
9. 등몸의 그늘 혹은 매혹
10. 음모그려지지 않은 노출
11. 엉덩이넉넉하고 튼튼한 육체의 대지
12. 발관능적이거나 겸허하거나

Ⅱ. 몸짓
1. 미소애매하고 다면적인 웃음
2. 키스숨결과 영혼의 결합
3. 눈물액체로 된 포옹
4. 응시환영과 허영의 경계
5. 접촉마음을 어루만지다
6. 뒷모습가까우면서도 먼
7. 베일진리를 말하는 은밀한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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