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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지 1


https://youtu.be/HUeefxD1vxQ세상에는 고가의 작품을 소장하고 희열을 느끼며 감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보다 결코 뒤지지 않는 희열감을 토지 열여섯 권에서 얻을 수 있었다. 토지의 겉표지만 보아도 그 속에 알알이 박힌 활자들의 행렬이 일궈놓은 예술의 세계에 충만되기 시작한다. 토지와 나의 이 깊은 동화감은 어인 일이며 도대체 어디서 비롯되었더란 말인가. 토지에 대한 애정은 나이가 들고 세월이 흐를수록 더욱 솟구치고, 여운의 심도는 깊어만 가니 토지는 예술품 중에도 진품임에 틀림이 없다. 진품을 헤아려보는 심정으로, 토지의 창작 능력에 버금가는 ,아니 그 이상의 감상능력으로 독자인 나는 저자 박경리와 감히 견주면서 토지와의 교감들을 담담하게 풀어보고자 한다. 박경리가 창작 능력을 스스로 배양해냈다면 감상 능력은 나의 몫이다. 문학하는 사람도 아니고, 문학할 사람도 아닌 그저 문학을 즐기는 사람으로서 나의 감상 자투리가 평론이나 비평이 될 수는 없다. 그저 이 나라 이 땅의 한 아낙이 토지의 진한 감동을 가슴에 묻어만 두기에는 너무나 벅차서, 용솟음치듯 한마당 펼쳐내 보이고 싶을 뿐이다. 감상 능력도 창조 능력과 더불어 한 작품을 더욱 고귀한 예술품으로 승화시키는 데 일조하지 않겠는가. 감상도 예술일수 있다고 스스로 주제넘어 본다. 박경리의 대하소설 토지는 1969년부터 1994년 사이, 즉 저자 자신의 나이 마흔셋에 시작해서 예순여덟 살에 이르러서야 비로소 완간된 밀도 높은 작품이다. 25년간의 세월은 우리 인생에 있어서 결코 적지 않은 세월이다. 그동안 박경리의 사유 세계는 끊임없이 확장되고 심화되었을 것이다. 그의 사유세계가 용해되어 있는 토지를 접하게 된 것은 참 귀한 행운이다. 그의 사유세계는 그 자체만으로도 과히 예술이라 할 만 했다. 하물며 그가 빚어낸 토지에서야 문학과 더불어인데, 절묘한 아름다움에 어찌 심취하지 않을 수가 있겠는가. 박경리는 이미 바탕이 되어 있는 자신의 사유 능력에, 한국의 독창적인 아름다움이 그의 심미안을 자극하고, 또 그것에 매료되어, 토지를 시작했을 것이라고 짐작해 본다. 왜냐하면 그 속에서 한국의 문화, 전통, 역사, 정서를 용해하면서, 독특한 한국미를 탐스럽게 일궈 가는 저자의 소망을 토지의 행간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 소망이 저자로 하여금 토지에 오롯이 투신하는 삶을 살게 한 듯 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겸허한 감동을 절로 불러일으킨다. 토지, 하면 함께 떠오르는 것이 산천이니, 뿌리니, 고향이니 하는 것들이다. 그것들은 한국 땅, 한국 사람, 한국 문화와 연결되어 있고, 또 그것들은 한국 토종 여자의 심성에 근접해 살고 싶은 나와 이어진다. 그 토지를 일궈낸 박경리 자신은 이미 한국 토종 여자였다. 저자는 한국인의 특성을 그대로 지닌 사람이고, 한국 여인의 속정이 뼛속까지 사무쳐 있는 여자이고, 그런 한국 여인이 얼마나 대단하고 엄청난가를 토지의 완간으로 자연스럽게 입증했다. 박경리는 한국을 지적으로 혹은 감성적으로 생생하게 보고 혼연일체가 되듯 이해했다. 그리하여 "삽삽한 한산 세모시 같은 비애", 오래 묵은 한지 같은 저녁 빛깔", "빨강댕기가 할랑할랑 그네를....." 등의 오염되지 않은 문체로 토지를 형상화해냈다. 그 속에서 "밀빛, 옥색빛, 서릿빛, 비취빛, 갈매빛, 분홍빛, 꽃자주빛, 연둣빛, 구릿빛 등과 같은 우리의 색깔을 줍게 되었을 때는 잃어버린 유년의 추억을 찾은 듯한 반가움을 느끼기도 했다. 그것은 그의 문체가 한국적 영혼을 일깨워주었기 때문이다. 또한 박경리는 일본 문화와 우리의 문화를 명료하게 대비시켜 보여줌으로써 한국미의 정수를 확연하게 심어주었다. 즉 일본 문화를 일러 진실이 존재하지 않는 감상과 칼로써 황폐해진 정신으로는 그 어떤 것도 창조할 수 없는 반자연적인 문화라 했다. 그에 반해 우리 문화는 인간과 자연과, 신비와 우주적인 것이 혼연일체가 된 높은 아름다움을 지니고 있다고 했다. 일본은 딱정벌레로, 조선은 나비와 학으로 극명하게 표현한 박경리의 문장을 따라가노라면 범인으로서는 가늠할 수 없는 저자의 직관력과 통찰력에 경이감을 금할 수가 없다. 박경리는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묘사해 내는 문체가 참으로 다양했다. 여릴 때는 여리게, 휘갈길 때는 휘갈기고, 다잡을 때는 다잡으면서, 서러울 때는 섧게, 대찰 때는 대차게. 차가울 때는 차갑게 감성과 지성과 이성을 유연하게 들락거리면서 표표하게 토지를 이끌어가고 있는 것이다. 전문 작가, 위대한 저자에 대한 찬사가 절로 나온다. 하지만 박경리는 세련된 작가는 아니다. 그것이 바로 한국적 저자의 진면목이다. 한국 토종 여자가 한국 토종 저자로서 완간한 토지는 우람한가 하면 지극히 소박하고, 용감무쌍한가 하면 그지없이 부드럽고, 해박한가 싶으면 절제로 생략하고, 지성이 번쩍이는가 하면 어느새 녹녹한 감성으로 돌아와 있다. 또한 호방한 남성적이기도 했다가. 섬약한 여성적이기도 하다. 그런 문장의 굴곡은 박경리를 단단한 외곬 속에 넉넉한 사랑의 정을 담뿍 품은 사람으로 헤아리게 한다. 강하기도 하고 약하기도 한 이 두 품성의 자연스러운 어우러짐이야말로 우리 한국인의 속성이 아니겠는가? 그래서 박경리의 문체에서는 우리나라 산세의 흐름이 떠오른다. 그리고 땅이 사람의 품성을 길러낸다는 말도 함께 떠오른다. 박경리는 토지를 "땅도 생명이다"라는 심원한 통찰력으로 꿰뚫으면서 땅을 기조로 한국인과 한국 문화를 풀어 나갔다. “‘사십이 넘은 봉순네가 떨어진 석류꽃을 줍는다. "석류꽃이 아까워서, 얼마나 예쁜지”하면서.’(**쪽) “자식 기르는 것, 일하는 것만을 보람으로 지내온 두만네의 충실한 인생에 햇볕은 더없이 따사롭게 비친다.”(**쪽) “‘오늘 감자를 팠는데 아아들 삶아 먹이소, 아아들 굶기서 되겠소, 용이는 살인 공모자 칠성의 아낙 임이네 집에 감자를 붓는다.”(**쪽) 토지속의 이런 구절들은 박경리의 심원한 통찰력이, 생명 가진 것들에 대한 보편적 사랑에서 비롯된 것임을 간파하게 한다. 그것에 덧붙여 박경리가 태어난 이래로 한국의 풍토에서 그 동안 겪었던 인간, 시대, 사회, 문명 또한 그의 통찰력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박경리가 1926년에 태어났으니 일제강점기의 한가운데를 살아내고, 해방이후 6.25를 만나고 , 좌.우익을 만나고, 서구 문명을 만나고, 경제 개발을 만나고, 민주화의 소용돌이를 만났을 것이다. 그리고 자신이 동서고금 문헌으로부터 쌓은 지식과 지혜는 그 토대를 균형 잡게 도와주었을 것이 분명하다. 그러니 박경리는 언제. 어디서, 무슨 명제를 부여잡든지 균형잡힌 그 토대를 반추하면서 핵심에 집착 연구하고, 직관으로 비약 상승해서 걸러진 심원한 통찰력으로, 용해해 내는 능력을 발휘하였다. 그래서 토지의 행간마다에는 독자적이면서도 자유로운 박경리의 정신활동의 흔적들이 역력하다. 박경리는 세상 사는 모든 이치에는 상반되는 논리나 현상이 당연히 존재함을 알고 자신이 부딪친 명제에, 편협한 주장이나 외침으로 표명하지 않고, 유창한 붓놀림으로 치열하게 자신의 내면과 싸우듯이 모색해 나갔다. “사람의 마음이나 살아가는 방법이 천태만상이니 이론대로 틀 속에 끼우려 들면 그 이론은 쇠붙이처럼 굳어져서 사람의 마음 속에 스며들지 못하고 사람의 배만 째는 결과가 된다.”(**쪽) “민족의식, 동포애, 애국심, 충성심, 따지고 보면 그것들은 인간 최고의 도덕이면서 참으로 진실이 아닌 허울이다. 집단의 생존본능이요. 집단의 탐욕을 아름답게 꾸며대는 허위다.”(**쪽) “문은 무에 의하여 주살 당하고 무는 무에 의하여 쇠망하는 역사의 이치는 생과 사와 같이 인류와 더불어 영원히 끝이 없는 것이다.” (**쪽) 토지속의 이런 구절들은 박경리의 내면 싸움을 잘 대변해 주고 있다. 아무튼 박경리는 양반 선비를 끌어안았다가, 상것 서민을 끌어안았다가, 종내는 그 모두를 끌어안고 애정을 쏟기에 이른다. 생명 가진 것들(땅, 민족등도 포함)이라면 모두 거둬 품는 그의 농밀한 애정에 인간적 성숙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 그 성숙은 참으로 투명하게 와닿는데 그것은 신비스러운 교감이었다. 박경리를 일러 보수적이다, 진보적이다 똑 부러진 합리적 사고로 판가름할 수가 없다. 판가름할 수 없는 이 비합리의 오묘함이야말로 바로 한국인의 정과 한의 심성인 것이다. 토지에서 박경리는 동학이나 임정활동 같은 굵직한 역사적 사건을 진지하게 모색하기도 하고, 양반네 살림살이 세간부터 서민의 그것까지 우리네 일상사에도 애정을 갖는다. 그 모두에 통달하고 그 모두를 혼합하고 정돈하면서 폭넓게 펼쳐내고 있다. 그러나 온힘을 다해 애를 써도 도저히 정돈되지 않는 것에는 억지나 잔재주를 부려 해결하려 들지 않고 그냥 그대로 두었다. 인간적인 아량이고 지혜였다. 그런 것에서 박경리의 옹졸하지 않고 훤히 틘 인간적 면모를 느낄 수 있다. “사람은 사람일 따름 신은 아닌 게야. 목숨 받아 슬픈 것이 하고 많은데 너의 힘으로 어찌해.”(**쪽) “세상이 이치대로만 되는 거는 아닌갑더마, 사람의 마음도 이치대로만 되는 것도 아니고.”(**쪽) “사람이 도리를 다하고 의를 지키는 기이 어디 인력으로만 되더나.”(**쪽) “착한 사람이라고 어디 나쁜 마음 안 묵건데. 나뿐 사람도 한 번쯤은 좋은 마음 묵어보고, 지은 죄도 무서바도 해보고.”(**쪽) “진리는 만인이 함께 가질 물건이 아니거든.”(**쪽) “사람이란 어디 오기대로 다하고 삽네까. 반평생은 자식을 위해 사는 건데. 에미 실안개를 마시야 아이는 잘 크니께요.”(**쪽) 핏줄의 불가사의한 힘의 신비로움을 천지만물의 생명이 움직이는 근본으로 보는 정의 문화로, 삶의 본질에 대한 원력이랄 수 있는 슬픔과 외로움을 한의 문화로, 승화시켜 삭힌 것이 우리네 심도 높은 정신 문화의 아름다움인 것을, 이미 박경리는 포착하고 있었던 것이다. 그러면서 한 있는 삶이 한 없는 삶이고, 한없이 산 것이 한이 될 수 있고, 한이 곧 희망이라는 깨우침을 던지면서, 우리 모두의 삶을 한차원 높은 삶으로 격상 시켜준다. 토지는 인간학에 관한 탁월한 고전이라 할 만하다. 남성은 남성다움으로서 아름다울 수 있고, 여성은 여성다움으로서 아름다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남성 속에 여성이, 여성 속에 남성이 내재해 있는 성의 순리를 체득한, 조화로운 인간들의 한마당이 바로 토지였다. 그 조화로운 인간이 한국인의 속성이다. 토지 속에서 길상, 환, 강쇠, 짝쇠, 용, 영팔, 홍, 등, 호쾌한 남아들도 울어야 할 때 울었다. 그들은 진정으로 남자답기에 울었고, 그들의 눈물은 남자의 눈물이 아니라 인간의 눈물이었다. 또한 토지속의 여자들은 턱없이 순종적인 것은 아니었다. 할 말은 하고 살았고 끝내 해야 할 일은 하고야 말았다. “천일아배가 남의 논이사 우째 되든지 물고를 트러 나가는 기라 그러면 나는 살재기 따라 나가서 트놓은 물고를 막았네라. 아무리 가장이 하늘 겉다 하지만은 옳지 못할 때는 여자가 막아주어야 하는 기라, 그기이 남정네 욕을 덜 먹이는 기고, 자식들 앞길도 열어주는 기고.”(**쪽) “예절이 바르고 마음씀이 공평한 인품의 봉순네한테는 성질 거친 사내종들도 다소곳하다.”(**쪽) “길상은 서희의 현명함을 믿었고 꺽이지 않는 그 성품을 사랑했으며 고맙게 생각했다.”(**쪽) 토지의 이런 구절들은 한국 여자의 순종미가 인간적인 성품이 선행된 이후의 다소곳함이기 때문에 비굴하지 않은 힘있는 순종이며 그러기에 그것은 인간의 아름다운 자태였던 것이다. 박경리는 여성이란 굴레의 얽매임 속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는 성숙한 역량을 갖춘 사람이었고, 그것은 또 25년의 적잖은 세월 동안 토지의 틀 속에서도, 자유로운 창작 활동의 영역을 나름대로 확보할 수 있었던 밑받침이 되었을 것이다. 그 성숙한 역량은 토지를 여류문학의 범주를 벗어나게 하는 데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서구에서 입수해 시류를 타고 있는 페미니즘으로 무장하지 않아도 여자 박경리를 인간 저자로서 충분히 돋보이게 해주었다. 그리하여 많은 작가들이 단편적인 시야, 비성숙한 시류, 일시적인 상업성에 깊이 없이 범람하고 있는 데 반하여 박경리는 토지로 25년간을 팽팽한 긴장 속에서 고군분투한 성과로 우리 문학사에 뚜렷하게 입지를 굳혔다. 그것은 분명 신이 박경리에게 부여한 운이고 복이다. 박경리는 그 운과 복을 걷어차지 않고, 생사의 고비를 넘으면서까지 처절하게 걸머지고 부둥켜안았다. 그렇게 토지와의 교전을 운명처럼 이끌어 온 박경리에게 여자이기에 더욱더 위대하다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위대한 여자가 아닌 위대한 인간 박경리인 것이다. 박경리가 그려낸 토지속의 인간들은 큰 인물이든 미미한 인물이든, 도덕적으로 악인이든 선인이든, 유식한 사람이든 무식한 사람이든 한결같이 작가로부터 사랑받은 흔적으로 생생하다. 이 땅에 태어난 생명이면 모두가 다 생생할 수 있다는 그것, 그것이 바로 토지가 가진 강력한 아름다움이다. 한 인물 한 인물에 대한 묘사가 너무나 선명해서 저절로 가슴에 각인되고 영원히 잃어버리지 않을 것 같은 이 예감은 문학예술이 주는 신비로운 경험이다. 서희는 자기의 앎을 요란하게 떠들지 않으면서 유식하고, 개인으로서도 백성으로서도 자신의 본분을 잃지 않은 조선문화 그 자체였으며, 김환은 슬픔이 빚는 진실과 슬픔이 포용하는 크나큰 사랑을 지니고, 또 처절한 절망 속에서도 생동하는 생명력을 지닌 사람으로서 마침내 인간이 도달할 수 있는 높은 경지에 이르러 자연 그 자체가 되었다. 이용은 맺고 끊음이 없는 사내이면서도, 분명한 사내로서 누구에게 가슴에 못질한 일도 없고 깊이 관여하지 않으면서 도인같이 표표했다. 월선은 인간의 마음이 아름다울 수 있는 극치를 그지없이 자연스럽게 지닌, 맑은 보석 같은 여자였다. 주갑은 인간적인 요소를 다 갖췄으면서도 전혀 위대하지 않고 순진무구한 우리 민족의 아름다음을 대변했으며, 길상은 나이가 들어서도 소년의 면모를 잃지 않으며, 혁명가이면서도 예술가의 모습을 간직했고, 윤씨부인은 진정한 권위가 무엇인 줄 알았으며, 공노인은 상민의 매력을 담뿍 지닌 사람이었다. 하지만 박경리는 이러한 인물들만 편애했던 것은 아니었다. 이런 인물들에 반하여 냉소적인 최치수, 소심하고 교활한 조준구, 잔인한 일본의 밀정 김두수, 갈등을 즐기는 비정한 조용하, 소유욕의 화신 임이네에 이르기까지 박경리는 토지1부에서 5부에 이르는 수많은 인물 하나하나에 애정의 흔적을 남겼다. 열 손가락을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어디 있나 하는 박경리 심중의 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토지 속에는 설사 맺을 수는 없다 하더라도 한시적이지 않은 은근한 사랑이 면면히 흐르고 있다. 강포수의 귀녀에 대한 사랑이 그렇고, 용이와 월선, 환과 별당아씨, 오가다와 인실의 사랑이 그렇다. 박경리는 아낌과 보살핌을 간과한 지나친 정열은 사랑이 아니라는 것을 전제하면서 도덕적으로 불륜이라 할 수 있는 길상과 옥이네, 상현과 봉순, 홍이와 장이의 관계를 조악하지 않고 군더더기도 없이 투명하게 보여주고 있다. 그만큼 인간 박경리의 정념이 순수하고 맑으면서 따뜻하다는 것을 감지할 수 있다. 토지에는 우리나라의 근대화와 함께 하는 사랑의 형태가 큰 줄기로 흐르고 있다. 윤씨부인과 김개주의 시대는 은밀하다 못해 참혹한 상처를 지닌 채 영원히 비밀 아닌 비밀로 묻혀야 했다. 환과 별당아씨의 시대는 감히 사람 사는 동네에 내려올 수 없어 산중에서나마 짧은 기간 동안 함께 지낼 수 있었다. 길상과 서희의 시대는 하인이었던 길상의 혈통을 명확하게 드러내지 않고 보류한 채 사람 사는 동네에서 자식 낳고 살 수는 있었지만 상처 없이 원만할 수는 없었다. 이와 같은 사랑의 흐름은, 막을 수 없는 시대의 흐름에 상응하는 것으로 그것이 순리임을 박경리는 기꺼운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형상화 해냈다. 하지만 어머니의 신분이 각각 백정과 기생인 영광과 양현의 사랑은 아무리 고통을 무릅쓰고라도 끝끝내 이뤄질 수 없도록 했다. 영광과 양현 시대에 여전히 잔존하고 있었던 무시받고 있던 계층을 있는 그대로 드러낸 것일까? 아니면 계층을 해체하고 싶은 저자의 소망이 투영된 것일까?. 백정과 기생의 후손끼리 유유상종하지 말고 각자 더 나은 짝을 찾으라는 진화론적 배려로 해석하는 나니
박경리는 토지 의 작가로 불린다. 토지 는 한국문학사의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토지 는 1969년에서 1994년까지 26년 동안 집필되었으며, 그 크기만 해도 200자 원고지 4만여 장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구한말에서 일제 강점기를 거쳐 해방에 이르기까지의 무수한 역사적 사건과 민중들의 삶이 고스란히 토지 에 담겨 있다. 토지 는 한마디로 소설로 쓴 한국근대사 라 할 수 있다.

토지 에는 평사리의 대지주인 최참판댁의 흥망성쇠를 중심으로 동학혁명, 식민지시대, 해방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의 한 많은 근현대사가 폭넓게 그려져 있다. 당시 사회의 모든 계층을 아우르는 인물들과 반세기에 걸친 장대한 서사, 그리고 참다운 삶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 등은 작가의 생생하고 아름다운 문체를 만나 한국문학에 큰 획을 그은 토지 로 태어났다.

26년의 집필 기간 동안 작가의 수정이 가해진 대목은 수정된 원고를 적용하였고, 인물이나 지명의 혼동, 오·탈자 등 명백한 오류는 모두 바로 잡았다. 쉽게 판단할 수 없는 대목들은 작가 생전에 작가를 직접 방문해 답을 얻었고, 기존 출판사의 당시 담당자들에게도 자문을 구한 바 있다.

꼬박 10년의 시간이 걸려 오랫동안 와전·왜곡되었던 작품의 원래 모습을 되찾으려는 작업이 마로니에북스 판 토지 로 완성되었다. 이제 독자들은 토지 의 원래 모습과 작가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게 되었으며, 처음 작가가 전달하려 했던 단어와 문장의 아름다움, 생생함을 만날 수 있게 되었다. 명실공히 토지 의 결정판이다.


기획의 글
自序
서문

제 1 편 어둠의 발소리
서(序)
1장 서희(西姬)
2장 추적
3장 골짜기의 초롱불
4장 수수께끼
5장 장날
6장 마을 아낙들
7장 상민 윤보와 중인 문의원
8장 오광대(五廣大)
9장 소식
10장 주막에서 만난 강포수(姜砲手)
11장 개명 양반
12장 꿈속의 수미산
13장 무녀(巫女)
14장 악당과 마녀
15장 첫 논쟁
16장 구전(口傳)
17장 습격
18장 유혹
19장 사자(使者)

제 2 편 추적과 음모
1장 사라진 여자
2장 윤씨의 비밀
3장 실패
4장 하늘과 숲이

 

해커스 자동발사 중국어 첫걸음 2탄

해커스 자동발사 중국어 첫걸음 2탄아직 공부 시작전이지만 눈에 잘 들어오는 구성인거 같고 무료강의와 파일들이 체계적이어서 맘에 듭니다.열심히 해보려구요^^일러스트도 많고 전체적으로 알록달록해서 지겨워보이지 않는점도 매력적입니다.ㅋ중간중간에 중국 문화에 대한 페이지도 있는데 유익한것 같아요. 베스트셀러 1위인 이유가 있는것 같습니다.중국어 입문서로 추천합니다.MP3파일 다운받으러 가야겠어요!해커스 자동발사 중국어 첫걸음의 두 번째 시리즈 중국어 기초 독학

kerfgd.tistory.com

 

기적의 맨처음 영단어 1,2 세트

이 책은 파닉스를 배우고 있거나 막 배운뒤에 단어도 읽히면서 파닉스 개념또한 배우게 되는 책으로는 좋은 책인것같네요. 교재는 하루 12단어씩 30일 동안 360개의 단어를 공부하도록 구성되었다(1,2권 합 720 단어). 영어 단어와 우리말 뜻을 나란히 배치시켜 무작정 암기하는 것이 아니라, 공통된 철자(또는 발음)끼리 단어를 묶고, 이를 바탕으로 발음 훈련과 철자 쓰기 훈련을 통해 학습자는 자연스럽게 단어를 외울 수 있다. 또한 Day별, Week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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